(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상무 핸드볼 조영신 감독은 11일 막을 올린 2011 SK핸드볼 코리아컵 대회를 앞두고 고민이 컸다.
팀에 골키퍼가 2명 있지만 모두 13일 전역 예정이라 골키퍼 없이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2006년 도하 대회를 제외하고는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남자핸드볼의 특성상 상무에서는 원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마음대로 선발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전역을 앞둔 골키퍼 두 명 가운데 조시우(26)가 ''전역을 미루고 대회를 끝까지 뛰겠다''고 자청하면서 대회에 출전할 길이 열렸다.
조시우 뿐이 아니었다. 정태환(25), 김경민(26), 채창석(27), 은석형(25), 한기봉(25) 등 모두 6명의 선수가 ''전역은 대회 끝나고 하면 된다''며 이번 대회까지 상무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영신 감독은 "13일에 10명이 한꺼번에 전역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실 막막했는데 선수들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16일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충남체육회와 경기는 13일 전역 예정자 10명 가운데 4명이 전 소속팀으로 복귀한 가운데 열린 첫 경기였다.
공교롭게도 4명 가운데 골키퍼 이창우(28)와 센터백 고경수(26)는 전역하고 사흘 만에 충남체육회 유니폼을 입고 옛 ''전우''들을 상대하게 됐다.
그러나 전역도 미룬 ''말년 병장''들의 군인 정신이 매서웠다.
입대 전에는 인천도시개발에서 국가대표 골키퍼 강일구에 밀렸고 입대하고서도 이창우의 그늘에 가려 있던 조시우는 상대 슈팅 34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개를 막아내는 선방을 펼치며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또 정태환 역시 팀내 최다인 6골을 퍼부으며 이날 상무가 23-19로 승리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2승으로 A조 1위가 확정된 상무는 4강에서 ''최강'' 두산과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승 진출의 꿈을 부풀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골키퍼 조시우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전 소속팀 인천도시개발에 현재 골키퍼가 3명이나 있다 보니 계약 연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강일구, 이창우의 뒷자리에서 벗어나 모처럼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이번 대회 4강, 결승이 끝나고 나서도 불러주는 팀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 핸드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조시우는 "선수는 대회에 나가야 하니까 전역이 10일 정도 미뤄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만일 인천도시개발이 예선 B조 2위가 되면 조시우는 준결승에서 ''친정'' 인천도시개발을 상대하게 된다.
조영신 감독은 "(조)시우도 그렇고 다른 5명은 대학을 마치고 바로 상무에 입대한 경우라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고 대회가 끝나면 실업팀에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08년 핸드볼 큰잔치 때도 몇몇 선수들이 2월4일 전역 예정인데 2월7일 준결승까지 뛴 적이 있었다"고 회상한 조영신 감독은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이번 대회 우승까지 해볼 만 하다"며 옆에 있던 조시우와 기분 좋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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