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체력이 달리는 것이 눈에 확확 들어오네요\"
임영철(효명건설) 여자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12월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와 내년 3월 국제핸드볼연맹(IHF) 베이징올림픽 자체예선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투혼의 은메달을 따내며 유명세를 탄 임 감독은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반납했지만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앞두고 사령탑에 복귀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스타일의 임 감독이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대한핸드볼협회의 여론이었다.
임 감독은 오성옥(히포방크)과 허순영(오르후스), 홍정호(오므론) 등 해외파 노장들을 일제히 소집해 카자흐스탄으로 떠났지만 중동 심판의 장난에 휘말리며 2위로 밀려났다.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은 첫 판부터 실패를 맛본 것.
23일 저녁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임영철 감독은 중동 심판의 편파 판정에 분노하면서도 \"노장들의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 쉽게 지치는 게 눈에 확확 들어온다. 이제 아테네 때 생각을 하면 안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해결책을 묻자 \"적어도 한 달은 합숙을 하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1-2주 정도만 소집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가면 조직력도 문제가 있다\"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도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핸드볼은 한 달 넘게 태릉선수촌에서 합숙을 했다. 당시에는 주전 대부분이 국내에 있어 소집이 쉬웠고 대표 선수 모두가 100%의 체력을 유지한 채 올림픽에 나섰다.
유럽의 장신 선수들의 외곽슈팅을 미리 막기 위해 전진 압박수비를 하는 한국으로선 60분 내내 지치지 않고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이 필수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에이스급인 오성옥과 허순영, 임오경(히로시마), 이상은(이트삭스), 허영숙(콜딩), 우선희(브라쇼프), 김차연(히포방크), 최임정(오르후스) 등이 모두 해외로 진출했다.
각자 소속팀 사정이 있어 미리 차출할 수도 없게 됐고, 소집이 되더라도 긴 비행시간 때문에 며칠 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임 감독은 12월 2일부터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세계대회를 앞두고 다음달 1일부터 덴마크와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나기로 했다.
소집이 불가능하니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오성옥의 경우 세계대회 출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현지에서 설득에 나서야 한다.
임 감독은 \"한국 여자핸드볼 기량이 세계 최고인데 국내 핸드볼은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다 보니 좋은 선수들이 희망이 없어 외국으로 나가버렸다\"며 \"협회 행정력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나 대기업들의 지원 외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