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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신] 핸드볼 스타 윤경신의 아주 특별했던 역전골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7.11.14
조회수
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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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독일 아헨 차상엽 특파원] 지난 7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TV 방송사인 DSF에서 방송된 핸드볼 리가 경기에서 낯익은 선수를 한명 발견할 수 있었다.

홈팀인 THW 킬과 원정팀인 함부르크 SV간의 핸드볼 경기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선수는 다름아닌 함부르크 소속의 윤경신(34)이었다. 한국 핸드볼 대표팀의 간판스타이자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이하 \'분데스리가\')에서 통산 7차례나 득점왕을 차지했던 윤경신은 통산 2751골(2007년 10월 11일 현재)로 현재 분데스리가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축구로 치면 \'득점 기계\'로 통하는 게르트 뮐러에 견줄만한 전설이나 다름없는 선수다.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모두 이룬 윤경신이 킬과의 경기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은 다름아님 그의 해결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윤경신은 30-30 동점인 가운데 팀 동료 1명이 2분간 퇴장을 당해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 종료 불과 3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중거리 결승골을 터뜨려 팀에 승리를 안겼다.

윤경신의 역전골이 경기 막판에 종종 볼 수 있는 조금은(?) 흔한 역전골 상황이었다면 감동이 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팀이 킬이었다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에 터진 윤경신의 역전골은 단순한 1골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경기는 1999년 창단된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리그 최강팀 킬과의 원정경기에서 거둔 최초의 승리였다. 2006년 9월 6일 이후 홈에서 치러진 29번의 공식경기에서 단 1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킬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기는 순간이었다.

킬은 지난 시즌까지 리가 3연패를 이룩하며 통산 13차례 우승을 차지해 12회 우승의 VfL 굼머스바흐를 제치고 역대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던 강팀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유럽 최고팀의 반열에 올랐다. 올시즌 역시 12경기를 치른 현재 10승 2패로 승점 20점을 기록, 중간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윤경신의 역전골로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모든 함부르크 선수들이 윤경신을 중심으로 마치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한꺼번에 뒹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페널티드로우를 6개나 선방해낸 요하네스 비터 골키퍼 역시 이날 11골을 성공시킨 윤경신과 더불어 승리의 가장 큰 주역이었다.

함부르크는 킬과의 경기 결과를 포함해 올시즌 9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 19점으로 2위에 올라서 올시즌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킬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곧 1위로 치고 올라설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 시작과 함께 10년간 정들었던 굼머스바흐를 떠나 함부르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윤경신에게 있어 이번 시즌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올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복귀한 이후에는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현역 생활을 조금 더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윤경신이지만 한가지 부족한 것은 바로 리가 우승 경험이다. 굼머스바흐를 거쳐 함부르크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의 우승도 경험하지 못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운이 없었다.

극적인 승부끝에 강호 킬을 물리치며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하고 있는 함부르크가 막판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우승을 이룩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현역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윤경신 역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분데스리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핸드볼이기에 윤경신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해외진출을 이룬 선수들 중 가장 화려한 경력과 거대한 족적을 남긴 선수들 중 하나가 바로 윤경신임에 틀림없다.

[분데스리가 최강팀 킬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펄쩍 뛰며 기뻐하는 윤경신(사진 위).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기쁨을 만끽하는 윤경신. 사진=함부르크 구단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차상엽 특파원 sych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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