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의 명 수문장 오영란(35)은 24일 하루만큼은 예쁘게 화장도 하고 한복도 차려 입을 생각이다. 결혼 5년 만에 가진 딸 서희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원래 생일에 돌잔치도 못해주고 바쁜 엄마 스케줄에 맞춰서 해야 하네요”라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 ‘엄마 오영란. 내달 2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기 위해 27일 출국하는 오영란은 자신의 스케줄 때문에 딸의 생일인 12월6일보다 2주 정도 앞당겨서 돌잔치를 할 수밖에 없음을 못내 아쉬워했다.
오영란은 “한창 예쁜 짓을 많이 할 때인데 자주 못 봐서 너무 아쉬워요. 첫 걸음을 띤 것도 전화를 통해 들었어요”라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아이의 재롱도 마음껏 누릴 수 없는 처지. 최근에는 소속팀 효명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미래조차 불투명해져 오영란은 춥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21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오영란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오영란은 “다른 생각 안하고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어요. 팀 문제는 반드시 잘 풀릴 거라고 믿어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91년 대선주조에 입단하면서 시작한 실업 선수 생활이 어느덧 17년. 92년 종근당 유니폼을 입으면서 당시 코치였던 임영철(현 효명건설 감독) 감독과 맺어진 인연도 16년이나 됐다.
오영란은 “임 감독님이랑 IMF 시절 종근당의 해체도 같이 겪었어요. 3년 전 노르웨이에 잠시 진출했던 저를 ‘효명건설이 창단하니 귀국하라’고 불러주신 것도 감독님이시고요. 감독님이랑 끝까지 함께 해야죠”라고 말한다.
오영란은 “다른 생각 안하고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거에요”라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지 15년 째. 대표팀 막내와 나이 차이가 16년이나 나는 오영란은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의 황혼을 불태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