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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주방장?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7.12.07
조회수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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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재료를 고르는 데 주방장이 빠져서야 되겠습니까?”(임영철 감독)

“아 글쎄, 감독님은 훈련도 있으니까 쉬라니깐. 내가 다녀 올게요.”(김진수 단장)
6일(한국시간) 프랑스 디종의 한 호텔.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고 있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임영철 감독과 김진수 단장 사이에 작은 승강이가 벌어졌다. 김 단장이 가까운 수퍼마켓에 가서 음식재료를 사온다고 하자 임 감독이 대표팀의 주방장인 자신이 가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훈련을 책임져야 할 감독이 스스로를 주방장이라 칭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임 감독의 방에는 전기밥솥 2개가 있고, 그 안에는 항상 하얀 쌀밥이 담겨 있다. 가끔 임 감독이 직접 간단한 반찬과 찌개를 준비하기도 한다. 대회 기간 호텔에서도 식사가 제공되지만 “역시 한국음식만 한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프랑스의 아침 식사는 빵과 과일이 전부”라며 “음식을 특별히 가리는 선수들은 없지만 오후에 경기를 치르려면 허기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백상서 코치는 보조 주방장이다. 조미료와 양념을 갖고 분주히 호텔 주방을 누비는 감독과 코치를 보는 것은 어색한 장면이 아니다.

 그러나 매일 선수들이 한국음식을 먹은 것은 아니다. 6일 저녁 호텔 메뉴는 연어와 닭고기였지만 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30분만 기다리면 밥이 다 되니까 꼭 먹고 가라”고 했다. 그런데 뒤늦게 확인해 보니 전기밥솥의 전원이 꺼져 있었다. 체면을 구긴 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찌개라도 좀 먹고 가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5일까지 낭트에서 열린 예선에서 2승1패,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한 대표팀은 7일 디종에서 루마니아와 본선 첫 경기를 치른다. 물론 아침으로 임 감독이 준비한 쌀밥과 김치찌개를 먹고서.

<중앙일보  장주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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