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베이징 올림픽 예선 재경기
연말 휴가 반납… 해외파도 모두 합류
-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어요. 다시 기회가 주어진 만큼 꼭 올림픽 티켓을 따야죠. 이번에도 못 따면 정말 창피하잖아요.” 21일 태릉선수촌 오륜관. 기다리던 아시아 예선 재경기가 결정됐기 때문인지 훈련 중인 남자핸드볼 대표팀 김태훈 감독의 얼굴이 환하다.
대표팀은 원래 지난주 해산할 예정이었다. 새해 1월15일부터 안동에서 핸드볼큰잔치가 열리기 때문에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 와중에 재경기가 결정됐다. “당연히 연말 휴가는 반납해야죠. 대표 선수들은 큰잔치 대회도 참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속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이 우선 아닙니까?” 김 감독은 “계속된 훈련으로 지칠 법도 한데 한국 핸드볼의 명예 회복을 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더 의욕을 보인다”고 전했다. 대한핸드볼협회 조일현 회장도 이날 훈련장을 방문해 선수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재경기가 열릴 1월 말엔 유럽 등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도 합류할 전망이다. 유럽 각국의 겨울리그가 한창이지만 마침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잡혀 있어 짬을 낼 수가 있다는 것. 2001년 국제핸드볼연맹(IHF) 선정 ‘올해의 선수’였던 윤경신(34)과 독일 바링겐에서 뛰고 있는 조치효(37) 등 지난 9월 일본 아시아 예선에 출전했던 노장들도 다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막상 예선 재경기 때는 쿠웨이트를 상대로 복수(?)를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쿠웨이트가 IHF의 재경기 결정에 반발, 불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형균 핸드볼협회 상임 부회장은 “쿠웨이트는 물론이고 여자부 티켓을 땄던 카자흐스탄도 안 나올 것 같다. 나와서 지면 판정 덕으로 이겼다는 걸 자인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쿠웨이트는 자국이 맡고 있는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직을 한국에서 가져가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사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이 아시아 연맹을 접수하라고 부추기는 회원국이 많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핸드볼은 개최국과 세계선수권 우승팀, 각 대륙 예선서 우승한 4개팀, 그리고 IHF 자체 예선전을 통과한 6개팀 등 총 12개국이 참가한다. 쿠웨이트와 카자흐스탄이 아시아 예선에 불참한다면 IHF 예선 참가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조선일보 고석태 기자 kos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