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오후6시(현지시각) 한국은 러시아와의 첫 조별(B조) 예선전 패배로 ‘챔피언의 실력’을 몸으로 체험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특별한 배움의 시간’을 경험했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도전하는 러시아의 플레이는 ‘완벽함의 극치’라 표현해도 모자랄 만큼 대단한 실력을 뽐냈고, 이것이 한국 선수들에게 큰 긍정의 자극이 되었던 것이다.
.jpg)
12월 3일 오전9시 세계선수권대회 출발점이 되었던 ''테크니컬 미팅'' 모습
이 날 하루는 오전9시 대회의 본격적 출발을 알리는 테크니컬 미팅으로 시작되었다.
B조에 속해있는 6개 국가 대표가 참가하여 대회 규칙 및 각국의 유니폼의 색을 정했다.
우리와 첫 경기 상대이자 유니폼 색의 우선 선택권을 가진 러시아는 예상대로 Red color 를 선택했다. 한국은 이와 대비되는 White color로 결정했다.
미팅 자리에서 한국 지도자들을 만난 러시아 감독은 “런던올림픽출전을 축하한다”는 인사말과 함께 “이번 대회는 놀면서 가볍게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농담 섞인 말을 보탰다. 이에 한국 지도자들은 “러시아를 이기기 위해 이 대회에 참석한 것”이라는 다소 도전적(?)인 대답을 했다.
.jpg)
12월 3일 러시아전 준비를 위해 스트레칭으로 몸을 가볍게 만드는 모습
.jpg)
가장 중요한 ''전술 훈련'' 을 열심히 지도하고 있는 강재원 감독 모습
테크니컬 미팅 후 선수단은 인근 공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자연을 벗 삼아 가볍게 몸을 풀며 저녁에 있을 첫 경기의 전의를 뜨겁게 불태웠다.
한편 대한핸드볼협회 정형균 상임부회장이 한국선수단 응원을 위해 이 날 오후 브라질 바루에리에 도착했고, 선수단과 함께한 자리에서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선수들은 경기장 출발 전까지 휴식시간을 가졌다.
.jpg)
팀가이드 부르노가 준비한 행운의 꽃 한 다발 "한국팀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은 조용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긴장감을 따뜻한 온기로 녹인 이는 바로 팀가이드인 브루노였다. 그가 ‘선수단 필승’을 위해 행운의 꽃을 한 다발 준비해온 것이다. 뜻밖의 예쁜 한 송이 꽃을 받은 선수들과 감독, 코칭스텝들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꽃을 선물한 한 사람의 정성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경기장에 도착해보니 첫 번째 경기인 카자흐스탄 vs 호주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 선수단은 락카룸에서 다음 경기 출전을 준비했다.
.jpg)
한국교민 130명이 전통악기를 동원하여 응원하는 모습 "대한민국! 할 수 있다!"
드디어 B조 한국vs러시아 예선전이 시작되었고, 러시아에 이어 한국 선수단이 입장했다. 그 순간 관람석의 한국 교민 응원단이 뜨거운 애국심이 가득 담긴 격려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미리 자리 잡고 앉아 북과 꽹과리를 치며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던 터였다.
응원단 구성원은 한인회와 한인체육회 소속의 약130여명 교민들이었으며, 이들은 러시아전 관전을 위해 상파울로에서 1시간 거리인 ‘바루에리’까지 렌트한 버스를 타고 오는 정성을 발휘했다.
.jpg)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던 순간 ''한국 응원의 힘은 애국가에서 나온다!"
선수입장 후 국가연주가 이어졌다.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선수단과 교민들 모두 애국가를 따라 불렀다. 이 순간만큼은 하나로 똘똘 뭉친 한 민족의 후예들이었다.
경기장 내에 한국 응원전 외에 주목할 만한 풍경이 하나 더 있었다. 현지 언론의 집중적 관심을 받았던 러시아전이 취재 경쟁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 덕에 수많은 사진 기자들의 촬영과 방송 기자들의 취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vs러시아 경기 시작 전 양국의 선물교환 모습 "정정당당하게 겨루어봐요!"
.jpg)
경기 시작 전 ''화이팅''을 다짐하는 한국 대표팀 모습 "We can do it!"
경기 초반 한국은 최임정 선수가 반칙으로 얻어낸 7M 찬스를 시작으로 연속 3점을 획득하며 경기를 리드했다. 하지만 전반 5분 이후 한국의 답답한 공격이 진행되었고, 그 틈을 노린 러시아의 연속득점이 터졌다. 이로써 러시아가 역전승을 성공했고 결국 한국은 전반을 13:19, 6점을 뒤진 채로 마쳤다.
경기의 절반을 끝낸 한국 선수들은 강한 체력과 큰 신장의 러시아 선수들을 상대하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강한 뒷심으로 후반전을 마무리해야했다. 후반 전략의 포인트는 최대한 점수를 좁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전에서도 전반보다 더욱 답답한 플레이를 이어갔고, 좋은 찬스를 잡을 때에는 러시아의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한국에게 러시아의 플레이는 압박의 연속이었다. 이는 전후반을 통틀어 60분 내내 계속되었다. 그들은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후반 막판까지 계속 밀어 붙이는 끈질긴 뒷심까지 추가로 선보였다.
한국 vs 러시아의 B조 예선전 결과는 최종 39:24, 15점차로 한국이 대패를 거두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가진 강재원 감독은 "오늘 우리는 완전히 졌고, 오늘 경기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러시아는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라고 이야기했다.
숙소로 돌아온 선수들은 많이 지쳐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강재원 감독은 “선수들 모두 올림픽예선전이 끝난 후 휴식 없이 훈련에 임했고, 그로 인해 생긴 부상으로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 날 패배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에게 세계 챔피언팀에게 한 수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경험을 선사했다. 선수단 모두가 “세계최강 러시아에게 많이 배웠다. 오늘의 패배를 교훈삼아 내일 카자흐스탄전에서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들의 필승을 향한 의지는 곧바로 실천으로 옮겨졌다. 감독과 코치진은 선수들 사기 올리기에 힘썼다. 분석 팀은 카자흐스탄전 자료를 편집하며 코칭스텝과 12월 4일 두 번째 카자흐스탄전 주요 작전에 대해 밤늦게까지 논의했다.
선수들은 러시아의 무서운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 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카자흐스탄전에서는 우리들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대한핸드볼협회 객원기자 이하영 salsadre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