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4일 서울의 SK 핸드볼 경기장에서는 전반기 마지막 주를 보내며 여자부 최고의 빅 매치가 열렸다. 서울시청과 인천체육회의 대전. 리그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그날의 경기가 여자부 최고의 빅 매치가 될 거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리그 인천체육회는 챔피언이었고 서울시청은 고작 3승에 불과한 팀이었다. 게다가 서울시청은 인천체육회와 맞붙어 16점, 13점의 대패를 당한 안 좋은 기억도 가지고 있었다.
서울시청은 오프 시즌 동안 휴식도 반납하며 지난 리그의 참담한 성적을 만회하고자 했다. 은퇴한 국가대표 강지혜를 다시 불러들여 높이의 보강도 이루었다. 한국체대를 졸업한 권한나와 최수민을 스카우트하는데도 성공했다. 나름 오프시즌 동안 내실을 다지며 일부 감독들로부터 다크호스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정작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 리그를 앞둔 출사표에서 임오경 감독은 선수 구성의 변화가 심해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리그가 시작되자 여자부는 서울시청의 선전으로 전체 판도가 통째로 ;뒤흔들렸다. 모두가 지난 대회 우승, 준우승 팀인 인천체육회와 삼척시청의 강세를 예상했지만 그들보다 순위보드 위에 서울시청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록 이날의 경기가 있기 전 SK 루브리컨츠에 연승에 제동이 걸리며 인천체육회에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많은 이들은 서울시청의 올 시즌 행보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인천체육회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신인 김선화와 리그를 앞두고 극적으로 합류한 조효비가 성공적으로 팀에 안착하며 지난 경기의 승리로 1위까지 올라섰다. 리그를 앞두고 임영철 인천체육회 감독은 전반기에 플레이오프 커트라인까지만 유지한다면 후반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겠다고 했고 그 목적은 이룬 상태였지만 그렇더라도 이날 승리를 양보할 순 없었다. 패할 경우 리그 1위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마지막 주에 이러한 빅 매치가 성사됐다.
그런 사안을 인식해서 일까? 이날 경기장은 평일임에도 여느 때보다 많은 관중들로 경기 시작 전부터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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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응원단은 서로 한 블록씩 양분해 앉아 북, 꽹과리 등을 쳐대며 선수들에 파이팅을 주문했다. 또한 평소보다 많은 중계 카메라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잡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날은 주관 방송사와 온라인 중계사 카메라까지 합쳐 10 대의 카메라가 동원되었다. 양 팀 벤치 또한 많이 긴장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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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경기 시작!!!
전반은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한 서울시청이 한 발 앞서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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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체육회는 전반 내내 스피드에 밀리며 고전했다. 전반에만 평소보다 많은 10개의 실책을 기록했던 것도 경기를 어렵게 풀고 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었다. 이런 분위기로 계속해서 흘러갔다가는 결과는 뻔했다.
위기의 순간! 베테랑이 힘을 냈다. 인천체육회의 오영란 골키퍼는 후반 시작과 더불어 서울시청의 공격을 연속해서 선방해내며 팀에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고, 김선화의 속공으로 마침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공격에서 서울시청의 실책을 조효비가 골로 연결하며 역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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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체육가 역전에 성공하자 인천체육회 팬들의 함성은 그 수와 상관없이 경기장을 들썩이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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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탄 인천체육회는 후반 중반 3점차까지 벌리며 확실한 승기를 가져오는듯 했다.
하지만, 서울시청은 최수민의 두 번의 결정적 인터셉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서울시청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자 이번에는 서울시청 팬들의 함성으로 경기장이 들썩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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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 심판 휘슬 하나하나에 양 팀 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르며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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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벤치의 기싸움도 팽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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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울시청에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시청은 조효비의 슛을 용세라가 선방하고 그것을 이세미가 속공으로 연결하며 재역전을 만들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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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 점차의 살얼음판을 걷던 서울시청은 인천체육회의 실책에 이은 공격에서 권한나가 7미터 드로우를 성공시키며 두 점차로 벌렸다.
그리고, 종료 직전 인천체육회에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종료 1분을 남겨둔 시점에서 김경화가 노마크 찬스의 기회를 잡은 것. 성공된다면 동점까지도 바라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시간 또한 충분했다. 하지만, 김경화가 슛한 볼은 용세라의 몸에 맞고 골대를 맞고 말았다. 인천체육회의 바람이 송두리째 물거품이 되는 순간! 승리를 예감한듯 서울시청 벤치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서울시청의 승리로 끝났다. 서울시청이 인천체육회를 다시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서는 순간! 경기 종류 휘슬이 울리자 서울시청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코드로 뛰쳐나와 얼싸안고 기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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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화면에 잡힌 용세라 골키퍼는 승리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이겼다. 이겼다.”를 되뇄고 역전골을 성공시켰던 이세미는 기쁨에 울음마저 터뜨렸다. 임오경 감독 또한 눈가를 훔치며 열심히 싸워 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양 팀이 만들어간 1시간 30분의 스포츠 드라마는 마무리되었다. 1, 2위 팀의 경기답게 경기 내내 전율이 흘렀다. 양 팀 팬들은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박수와 함성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승자와 패자가 갈리기는 했지만 양 팀 팬들에게 그것은 중요치 않아 보였다. 중계를 담당했던 캐스터는 마치 결승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말 그대로 핸드볼의 재미를 제대로 만끽한 전반기 최고의 경기였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어쩌면 이날 경기는 향후 펼쳐질 두 팀의 총성 없는 전쟁의 예고편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다. 양 팀은 후반기 8월 24일 같은 장소에서 재대결한다.
우선 인천체육회가 들고 나올 반전의 카드가 기대가 된다. 그 중심에는 부상으로 1라운드를 통째로 거른 국가대표 부동의 센터백 김온아가 있다.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 본 김온아는 무리했다면 뛸 수도 있는 상태였지만 올림픽을 위해 벤치를 지켰다. 팀의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본 그녀의 마음가짐은 남달랐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애제자의 감독 데뷔 후 첫 패배를 당한 임영철 감독의 반격의 카드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본다. 그렇다고 서울시청 또한 이 날의 승리에 도취되어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리그 전 임오경 감독의 출사표처럼 서울시청의 조직력은 더욱 견고해져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하위권을 맴돌다 1위로 올라선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자부심이 서울시청에게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서울시청과 인천체육회의 총성 없는 전쟁!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3월 14일 서울시청 대 인천체육회 경기 다시 보기
[대한핸드볼협회 차병기 객원기자 : jan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