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덴마크 여자핸드볼 리그 한국 선수 진출 1호인 허영숙(32.콜딩)이 한국 선수의 덴마크 진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작년 초 콜딩에 입단해 1년 반 동안 활약하며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을 널리 알리고 있는 것.
허영숙이 진출한 뒤 덴마크 리그에는 한국 선수 3명이 더 늘었다. 최근 최임정, 허순영이 오르후스로 이적했고 강지혜는 같은 팀인 콜딩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23일 여름 휴가 차 귀국하자마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치 기념 국제실업핸드볼대회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을 찾은 허영숙은 대표팀 맏언니답게 24일에도 후배들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허영숙은 적응은 다 됐느냐며 인터뷰를 요청하자 \"처음엔 말도 통하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살 만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2005년 말 러시아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구단 관계자 눈에 들어 덴마크에 첫 발을 디딘 허영숙은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다짐 속에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에 2시간의 팀 훈련을 한 뒤에도 꼬박꼬박 2시간 동안 개인 훈련을 마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덴마크 국민이 기억하고 있는 한국 선수의 아테네 투혼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인지 허영숙은 내년 6월 말까지 콜딩과 계약이 돼 있지만 벌써 몇몇 다른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허영숙은 \"한국 선수들이 빠른 데다 많이 움직이고 개인기도 좋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며 \"덴마크 선수들은 사생활이 문란한 경우도 있고 훈련도 안 하려 한다. 대부분 클럽에서 한국 선수를 선호하고 영입하고 싶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진출의 길은 넓게 열려 있다. 후배들도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서 열심히 뛴다면 충분히 덴마크를 비롯해 유럽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순영이 설명하는 덴마크 리그의 장점은 여러가지. 일단 연봉이 한국의 2-3배에 이른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집과 차량을 제외하고도 1년에 7천500만원 가량을 받는다. 물론 세금을 낸 뒤 계산된 액수다.
또 경기장 분위기도 다르다. 관중찾기가 힘든 한국에 비해 덴마크에서는 항상 경기장이 관중으로 꽉 찬다. 경기할 맛이 나는 것.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은 말할 것도 없다. 육상 장대높이뛰기 국가대표를 지냈던 동갑내기 남편 박병준씨와 함께 덴마크로 떠난 허영숙은 은퇴한 뒤 아예 정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남편 박씨는 아직 의사소통이 안돼 무역업체에서 짐을 옮기는 막노동을 하고 있지만 향후 전공을 살려 체육교사가 되는 게 꿈이다.
허영숙은 \"앞으로 덴마크에서 계속 살 계획이다. 아이를 낳더라도 육아와 교육 관련 복지가 너무 잘 돼 있어 걱정없이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배들도 결혼해 남편과 함께 오면 외롭지도 않고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