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이 바레인 현지시간으로 1월 27일 19시(한국시간 1월 28일 01시)에 열린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5~6순위 결정전에서 이란에 28대29(전반 16-15), 1점차로 아쉽게 패하며, 최종 순위 6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남자 핸드볼 중흥을 위한 긴 안목을 가지고 새롭게 구성된 젊은 대표팀은 앞서 열린 이집트 4개국 초청대회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발전 가능성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동시에 확인하며 24일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스피드와 조직력에 기반한 짜임새있는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한국 핸드볼 특징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새로운 얼굴로 교체된 대표팀이 소집돼 3주라는 짧은 기간을 훈련한 만큼 수비와 공격의 호흡이 부족한 것과 한발 더 빠른 속공 플레이는 경험을 축적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젊은 선수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끈기와 포기하지 않는 적극성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이번 대회 내내 이어지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표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란과의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도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로 이란과의 기싸움에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경기 초반 밀고 밀리는 1점차 공방을 계속하면서 전반 15분경 9대6으로 순식간에 3점을 앞서며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상대방의 거친 수비에 막히며 또다시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친 끝에 16대15, 1점을 앞선 채 전반전을 끝냈다.
후반들어서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시소게임이 계속되던 중, 후반 28분경 공격 실패에 이은 속공 실점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1점차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2분간의 공방전에서 마지막 10초를 앞두고 가로채기에 성공한 황도엽(RW, 두산, 23세)이 반전 드라마를 만드는 듯 했으나, 상대방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결국 대역전에 실패한 채, 1점차로 석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5개의 1대1 돌파를 성공시키며 특유의 패기 넘치는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7m 드로우를 7개나 얻어낼 정도로 거칠게 나오는 상대방 수비에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 공격 전술에 대한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했다. 또한 이란의 장신 공격수가 뿜어내는 파워 넘치는 중거리 슛에 맞서 9개의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화력전을 펼칠 만큼 힘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속공 찬스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수비에 있어서도 상대 공격수가 거칠게 돌파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옆 공간의 슛 찬스를 내주는 아쉬운 모습이 엿보였다. 또한 결정적인 공방을 펼치는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시소게임을 지속한 것도 앞으로 경험을 통해 경기 운영 능력을 키운다면 해결 가능한 과제로 분석됐다.
한국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1점을 기록한 김동철(LB, 상무, 26세)과 7m 드로우 3골을 비롯해 8골을 넣은 엄효원(CB, 인천도시공사, 29세) 등이 공격을 주도하며 패기 넘치는 경기를 펼쳤지만 끈질기게 따라오는 이란을 떨치지 못하며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윤경신 감독은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한마음으로 열심히 싸워줬다. 대회 내내 배우고자 하는 의욕과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던 자세를 칭찬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미래를 보고 대표팀을 꾸린 만큼, 대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된 과제와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한다면 한국 핸드볼이 성장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바레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는 현지시간으로 1월 28일 19시에 카타르와 바레인의 결승전으로 우승국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17시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3~4위전을 갖게 됩니다. 이 밖에 5위 이란, 6위 한국, 7위 UAE, 8위 오만, 9위 중국, 10위 레바논, 11위 시리아 등을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