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마나마(Manama)에서 8월 27일 개막한 18세 이하(U-18) 제7회 아시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남자청소년 핸드볼대표팀이 현지시간으로 9월 1일 오후 3시(한국시간 9월 1일 밤 9시)에 열린 B조 조별 예선 세번째 경기에서 난적 카타르를 35-13(전반 14-4)으로 손쉽게 잡고 조별 예선 3연승을 기록하며 B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한국은 현지시간으로 9월 3일 저녁 7시(한국시간 9월 4일 새벽 1시)에 A조 2위로 4강에 오른 일본과 결승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일본은 5개국으로 편성된 A조에서 3승1무로 승점 7점을 기록하며 개최국 바레인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가 됐다.
한국 남자청소년 핸드볼대표팀은 그동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4차례 만나 역대전적 3승1무로 단 한차례도 패한 적이 없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상위 성적을 꾸준히 기록하며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아시아 4위권 밖의 약체로 평가되던 일본 남자청소년은 제5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지난 대회에서도 3위에 오르는 등 한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은 강호 카타르를 맞아 손쉽게 의외의 대승을 거뒀다. 2명의 귀화선수까지 보유한 카타르를 상대로 한국은 속공과 전진수비로 맞섰다. 전반 휘슬과 함께 시작된 카타르의 파상공세를 압박수비로 막아내며 속공 기회를 만들며 착실히 득점을 올렸다. 전반에만 6득점에 성공한 오황제(18, LB, 전북제일고)가 공격을 주도했고, 팽팽한 기세싸움이 계속되던 경기는 전반 20분이 지나며 급속히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 수비전술에 당황한 카타르의 공격은 4득점에 그치며 스스로 무너졌고, 승부는 전반에 이미 결정됐다.
후반들어서도 한국은 1대1 수비와 지역방어가 혼합된 변형 수비로 카타르의 득점력을 무력화시키며 속공을 계속했다. 전후반 합쳐 속공에 의한 점수만 14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속공 전술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함께 철벽 수문장의 활약이 한 몫 했다. 골키퍼 안재필(18, 조대부고)과 김민석(18, 전북제일고)은 43.5%의 방어율을 합작하며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이에 반해 카타르를 전후반을 통틀어 30개의 슛 밖에는 던지지 못했다. 그나마 한국의 골대 안으로 향한 슛은 23개에 불과했고, 13득점에 그치며 자멸했다. 한국이 35-13으로 더블스코어를 훌쩍 넘어서는 대승을 거뒀다. 카타르는 2분 퇴장만 4회, 전후반 60분간 2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자멸했고 한국은 51개 슛으로 35골을 기록하며 68.6%의 슛 성공률을 보이는 등 완벽하게 승리했다.
6골을 기록한 오황제와 안재필, 김민석 수훈갑 골키퍼들의 활약 이외에도 김재윤(17, RB, 남한고)과 이병주(17, LW, 남한고)가 각각 5득점씩을 올리며 눈에 띄는 공격력을 뽑냈다.
한국 남자청소년 핸드볼대표팀 장인익 감독은 “변형된 전진수비와 카타르의 주 득점원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선수들이 전술 변화를 잘 이해하고 경기에 임해둔 덕분이다. 부상선수 없이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한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일본의 전력이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상대에 따라 전술을 달리하며 공격 패턴이 달라지는 일본을 보면서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4강전인 만큼 준비한 필승 전략을 통해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제7회 아시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는 아시아 지역 9개국이 참가해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다. 9개국이 2개조로 나뉘어 9월 1일까지 조별 예선을 치른 후, 9월 3일 4강전, 9월 5일 결승전을 갖고 최종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이란의 불참으로 조별 예선에서 3경기만 치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같은 B조에는 청소년 대표까지 귀화를 받아 전력을 강화한 카타르가 속해 있다. 또한 A조에는 바레인과 이라크, 사우디 등 중동국가가 몰려 있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더라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칼끝 접전을 펼쳐야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2014년 제6회 대회에서 카타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회 대회 우승 후 매 대회에서 2, 3위에 머물렀던 한을 9년 만에 풀며 우승을 차지했지만, 매 대회 결승에 올라 4회와 5회 대회 우승을 차지한 카타르를 비롯해 바레인 등 남자청소년 핸드볼에서도 중동세가 강하다.
한편, 이번 제7회 아시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는 2017년에 열리는 세계남자청소년선수권대회 대륙별 예선전을 겸하고 있다. 이번 대회 3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